단도직입적으로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1969), Islands (1971), Red (1974) 이렇게 석장을 사서 들으면 된다. 실험과 대중성이 결합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사운드가 너무 달라서 서로 다른 밴드의 작품으로 여겨질 것이다.
실험적인 명반인 Larks' Tongues in Aspic (1973), Discipline (1981), THRAK (1995) 등이 다음 단계에서 시도할만하다. 프립의 수많은 협연 중에서 데이빗 실비언과 함께한 The First Day(1993)은 전자음악과 싸이키한 사운드가 실비언의 보컬과 뒤섞인 명반이다. 당시의 라이브 Damage(1994)도 역시 좋은 연주가 담겨있다.
로버트 프립의 솔로 앨범이나 기타 프로젝트 앨범들은 대부분 주의를 요한다. Exposure(1979)가 그런대로 괜찮은 앨범이라 알려져 있지만, 안들어봐도 무방하다. League of Crafty Guitarists와 The Robert Fripp String Quintet 등 프립의 성과 이름이 함께 들어간 앨범들은 다 피하는게 낫다. 프립 앤 이노 명의로 두장의 앨범이 있는데 과격한 앰비언트 사운드라 역시 피하는게 좋다. 프립이 앤디 서머즈와 낸 두장의 앨범은 기타연주 위주이고 깔끔한 협주가 담겨 있다. I Advance Masked(1982)가 괜찮다.
로버트 프립과 마이클 가일스는 The Cheerful Insanity of Giles, Giles and Fripp(1968)으로 레코딩을 시작했다. 이 당시 세션을 담은 것이 The Brondesbury Tapes (1968)이다. 둘 다 필청은 아니다. Cheerful은 당시 트렌드를 따른 음악도 아니고 제대로 된 작품도 아닌 소품집이었다.
1집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1969)는 록 역사상 길이 남을 명반이다. 이 시기의 라이브 중에 공식적으로 구입할만한건 97년에 나온 Epitaph(2CD)이지만 그리 좋은 음원은 아니다. DGM에서 재발매된 1집의 40주년 기념반 2CD버전을 사는게 가장 경제적이면서 내용도 알차다.
2집 In the Wake of Poseidon (1970)는 1집의 연장선에 있는 앨범으로 준작이다. 3집 Lizard (1970)는 보컬을 고든 하스켈로 바꾸고 전체적인 구성이 상당히 묘사적인 이색작이다. 애석하게도 2, 3집 시기의 라이브는 부틀랙도 없다. 40주년 기념반에 있는 보너스트랙도 리믹스나 다른 테이크 정도다.
4집 Islands (1971)는 보즈 버렐이 보컬을 맡았던 명반이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라이브는 72년에 발매된 Earthbound이고 이후 KCCC시리즈로 발매된 부틀랙도 상당히 많다. 71년과 72년 3월까지의 녹음이 이 시기이다.
5집 Larks' Tongues in Aspic (1973)는 실험과 구성이 결합된 명반이다. 당시 드러머는 아방가르드 씬에서 이름을 얻은 제이미 뮤어로 KCCC 시리즈인 Live At The Zoom Club, October 13, 1972와 Live In Guildford, November 13, 1972 등에 그의 드럼이 담겨있다.
6집 Starless and Bible Black (1974)은 5집의 연장선이라 볼 수 있고 명반인 7집 Red (1974)에서 그 날카로운 앙상블이 폭발하는데 당시의 드러머는 킹 크림슨의 간판인 빌 브루포드이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라이브는 92년에 나온 Great Deceiver이지만 4CD라 부담스럽고 97년에 나온 The Night Watch(2CD)가 낫다. LP로 구한다면 74년반 USA도 괜찮다.
8집 Discipline (1981)은 뉴웨이브 사운드와 깔끔한 레코딩이 들어간 명반이다. 9집 Beat (1982)과 10집 Three of a Perfect Pair (1984)은 8집의 변주라 볼 수 있다. 이 시기의 라이브는 98년에 나온 Absent Lovers(2CD)이다.
한동안 팬클럽을 중심으로 수십장의 앨범을 발매하던 DGM은 이것들을 모아서 박스세트로 발매하기 시작했다. 팬들로서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이건 정녕 매니아가 아니라면 손대선 안될 물건들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인기있는 박스들은 아니어서 장수에 비해 거래가가 아주 비싼 편은 아니다.
2009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 An Observation By King Crimson (6 disc)
2017 Sailors' Tales (27 disc)
2012 Larks' Tongues In Aspic (The Complete Recordings) (14 disc)